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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운동했다 - 헬스트레이너 20년차가 돌아보는 지옥의 시작점

1화 - 나는 어떻게 지옥에서 살아남았는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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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가진 게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가진 게 없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애였다.
집안은 늘 가난했고, 아버지는 경찰이지만 알콜중독자였다.
폭력은 일상이었고, 밥상은 공포로 가득했다.
웃음보다 울음이 먼저였고, 꿈보다 생존이 급했다.

그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너는 소중해”라고 말해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그저 맞고, 참고, 버티는 아이였다.
‘오늘 하루만 넘기자’는 게 매일의 목표였고,
내일은 오지 않길 바라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세상과 나 사이에 방어막을 만든 게 바로 운동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알게 된 보디빌딩 특기부가 있는 고등학교 훈련 프로그램.
그 고등학교와 우리 중학교가 협업해서, 나는 중학생이었지만 미리 고등학교 훈련장에 들어가 운동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진짜 ‘지옥’이라는 걸 다시 만났다.
코치님은 우리를 인간 취급하지 않았다.
아니, 코치님은 오히려 우리를 ‘짐승처럼 키워야 진짜 선수가 된다’고 믿었다.
매일 울면서 운동했고, 토하고, 쓰러지고, 기어서 일어났다.
나는 그렇게 근육에 울분을 새기며 자랐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고등학생들과 함께 출전한 경기도 보디빌딩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
사람들은 놀랐고, 나는 처음으로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로, 나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보디빌딩 특기생으로 학교를 다녔고,
경기도 대표 선수로 선수촌에서 3년을 살았다.
훈련은 여전히 지옥이었지만, 그 지옥은 내가 만든 천국 같았다.
왜냐면 아무도 나를 때리지 않았고, 내가 강해질수록 세상이 나를 무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2003년.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 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주던 사람이 사라졌다.
엄마.
암이었다.
몇 개월 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괜찮아, 아들. 엄마는 너 믿어.”
그 마지막 말을 남기고, 하늘로 떠나셨다.

나는 무너졌다.
세상이 멈췄고, 운동도, 공부도, 인생도 다 멈췄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부터 3학년 여름방학까지 운동도 하지 않고 방황했다.
누가 나를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고, 거울을 봐도 내가 누군지 몰랐다.
그렇게 보디빌딩 성적은 무너졌고,
당연히 명문대도 갈 수 없었다.

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엄마가 내 등을 토닥이던 손길처럼,
내 몸은 내가 견뎌온 고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순 없었지만,
그 슬픔을 짊어지고 나는 다시 바벨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나마 진학할수 있는 체육학과에 진학했고,
2005년부터 정식 헬스트레이너로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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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택받은 사람도 아니고,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
단지, 버텼고, 매일 존재했다.
존재하는 게 기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존재하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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